모란역 2번 출구, 음식문화거리 앞. 평소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지만 금요일 저녁만 되면 모란역은그야말로 불야성이 된다. 예전부터 모란역 음식문화거리를 기웃거리면서 눈여겨 본 ‘러시아 알부자’. 독특한 상호명와 인테리어가 단번에 눈길을 사로잡은 음식점이다. 상호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알탕과 알찜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음식점이다.
개인적으로 프렌차이즈 음식점보다 개인 음식점을 좀 더 선호하는 편이고, 도가니탕이면 도가니탕, 해장국이면 해장국처럼 한 가지 메뉴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음식점을 좋아한다. 음식점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긴 하지만 그래도 일반 전문 음식점의 맛은 대체적으로 괜찮은 편이다. '러시아 알부자'도 그런 점에서 관심 가는 음식점 중의 하나다.
금요일 퇴근 시간이 다가오자 오랜만에 친구를 모란역에서 만나 알탕을 먹으러 '러시아 알부자'에 들렀다. 늘상 그랬던 것처럼 계획 없는 즉흥적인 만남이었다. 칼퇴근 하자마자 왔으니, 아직 손님은 많지 않다. 구석의 창가 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메뉴는 다음과 같다. 알탕 11,000원. 2인분부터 주문 가능하다. 알 추가 6,000원. 곤이 추가 5,000원. 라면 사리 1,000원. 감자 수제비 사리 1,000원. 공기밥 1,000원. 알찜 27,000원. 알 곤이 추가는 청츰 주문 때가 가능하다. 알 추가 6,000원. 곤이 추가 5,000원. 계란비밤밥 2,000원. 사이트 메뉴로 곤이 전이 있다. 가격은 10,000원이다.
'러시아 알부자'는 알탕과 알찜을 취급하지만 음식점의 분위기는 왠지 소고기 스테이크를 팔 것만 같다. 알탕을 주문하자 가스 버너와 밑반침이 나왔다. 알탕이 나오기까지 오뎅무침과 메추리알 조림, 깍둑이 밑반찬을 야금야금 먹으며, 시덥잖은 대화를 주고 받으며 소맥으로 목을 축였다. 금요일 저녁 7시가 넘어가자 서서히 테이블이 차기 시작했다.
탱글탱글하고 야들야들한 곤이, 그리고 미나리, 콩나물, 무 등이 냄비 한가득 나왔다. 알탕이 냄비를 넘칠 듯 뽀글뽀글 끓기 시작하자 숫가락질과 젖가락질이 바빠졌다. 국물은 얼큰하고 시원하고, 뒷맛이 깔끔하다. 술도 잘 못 마시는 두 명이 소주 1명과 맥주 1명을 연거푸 마셨으니, 알탕의 맛이 대충 짐작되리라 생각된다.
알과 이리를 와사비 간장에 살짝 찍어먹으면 정말 맛있다. 바로 이 맛에 알탕을 찾는 게 아닐까? 근데, 알탕을 즐겨먹으면서도 정작 알탕의 메인 식재료의 정체에 대해 큰 관심은 없었는데, 나처럼 알탕의 식재료를 혼동하는 사람이 많은 듯하다.
알탕의 알은 ‘곤이’라고 하는데, 곤이는 물고기 뱃속에 있는 알, 또는 물고기 새끼를 가르킨다고 한다. 그리고 뇌처럼 꾸불꾸불한 녀석이 ‘이리’라고 하는데 수컷의 생식소인 정소라고 한다. 즉 수컷의 정자주머니라고 생각하면 된다. 특히 이리는 비주얼에서부터 좀 그로테스트하지만 이 맛있는 식재료가 정자주머니였다니! 모르는 게 약이라고 모르고 먹을 때가 좋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둘이서 먹이도 충분한 양이었지만 라면 사리와 감자 수제비 사리를 추가해서 먹었다. 이제 알탕이 생각나면 이곳저곳 블로그 후기를 뒤적이며 검색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바로 이곳 '러시아 알부자'가 떠올리면 되기 때문이다. 알찜은 또 어떤 맛일까. 생각만으로도 침샘을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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