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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China

[중국 광저우] 주지동방(珠之东方), 광동의 아침차(早茶) 문화 체험

by 바른생활싸가지 2019. 12. 25.

광동 사람들은 아침차를 마시는 습관이 있다. 특히 은퇴한 노년층이 한가로이 아침에 찻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걸 좋아한다. 일종의 문화랄까? 가장 이른 시간에 도착해 아침차 시간이 끝날 때까지 오랫동안 찻집에 있는 경우도 많다.

 

주강(珠江)이 내려다 보이는 전통 있는 호텔에서 하룻밤을 묵고, 광동 아침차를 체험하기 위해 근처의 한 찻집을 방문했다. 찻집 문이 열리도 전에 이미 많은 동네 어르신들이 찾집 앞에 모여 있다. 찾집 이름은 주지동방(珠之东方).

 

 

 

 

 

 

 

 

 

 

 

 

 

 

 

 

고급스럽고 웅장한 찻집도 있지만, 대부분의 동네 어른신들은 집 근처의 찻집을 주로 간다. 이 주지동방찻집은 규모는 크지만 아침차 가격대는 그렇게 비싼 편은 아니라 부담없다. 아침차 테이블 가격이 따로 있고, 요일별로 세트 메뉴가 정해져 있다. 

 

아침차 시간은 보통 오전 7시부터 11시 30분까지다. 찻집이 오픈하자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동네 어르신들이 우르르 연회장 같은 큰 홀로 들어간다현관 문 앞에는 관우 상을 모시고 있다중앙에는 원형 테이블이 놓여 있고벽 둘레로 2인용 테이블에 마련되어 있다.

 

 

 

 

 

 

 

 

 

 

 

 

 

 

 

 

아침 차라고 해서 차만 마시는 게 아니라 차과 함께 보통 딤섬을 같이 먹는다. 아침 식사를 하는 셈이다. 광동 사람들에게 있어 아침차는 일종의 사교 활동이다. 아침에 찻집에서 모여 차를 마시면서 한담을 나눈다. 잠시 다른 테이블의 얘기하는 걸 엿듣고 있는데, 광동어를 사용해 전혀 알아들을 수 없다.

 

 

 

 

 

 

 

 

테이블에는 주전자와 찻잔이 놓여 있는데, 직접 주전자를 가져가 원하는 차를 선택해서 뜨거운 물을 부으면 된다. 눈치껏 따라 하려다가 직원 분이 내 어리버리한 모습을 봤는지 차를 고르라고 하고 직접 주전자에 뜨거운 물을 부어줬다.

 

뭘 시켜야할지 몰라 메뉴판을 보다가 그냥 요일별로 정해진 세트 메뉴를 주문했다. 한꺼번에 손님이 몰려 있던 탓에 요리는 좀 늦게 나왔지만, 나를 빼고 다른 분들은 모두 여유 있게 차를 마시며 앉아 환담을 나누고 있었다.

 

 

 

 

 

 

 

 

 

 

 

 

 

 

 

 

 

 

 

 

 

 

 

 

아침의 공복에 모처럼 차를 마셨더니 딤섬과 중국식 호빵의 맛이 더욱 별미였다. 숨가쁜 여행 일정 중에서 모처럼 이렇게 느긋하게 차를 마시며 여유를 누릴 수 있어 행복했다. 일상 생활에서도 이런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절실히 느낀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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