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취덕은 1864년에 개업한 중국 북경오리전문점이다. 중국 전역에 분점이 있는데, 전취덕 칭다오점은 5.4광장 근처에 위치해 있다. 점심을 늦게 먹은 데다가, 걷기도 많이 걸은 탓에 일찍 호텔로 돌아와 여독을 풀고 난 뒤, 5.4광장의 야경을 둘러봄 겸 저녁 8시가 조금 넘어서 전쥐덕 칭다오점으로 느긋하게 걸어갔다.
전쥐덕 가게 입구 앞에는 주방모자를 쓴 노란 귀여운 오리가 손님을 반갑게 맞이 하고 있다. 그런데, 아뿔싸! 영업시간이 오후 5시부터 8시 30분까지인데 아닌가? 한국에는 보통 저녁 9시 넘어서도 영업하는 음식점이 많기 때문에 이렇게 일찍 문을 닫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라스트 오더 시간이 한참 지났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이왕 찾아온 김에 확인해 볼 요량으로 안으로 들어갔다. 실내와 층계참의 조명은 이미 어두웠다. 2층으로 조심스럽게 올라가 직원에서 지금 주문할 수 있냐고 물어보자 다행히 테이블에 앉으라고 했다.
입구에서 지레짐작하고 되돌아가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었다. 넓은 연회장은 거의 텅 비어 있었고, 두세 팀이 테이블에 앉아 조용히 저녁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하지만 제아무리 빨리 먹는다 해도 시간이 촉박할 것 같았다. 직원이 메뉴판을 가져오자 재차 물어봤다. 다행히 저녁 8시 30분까지 라스트 오더이며, 천천히 먹고 가고 된다고 했다.
아무래도 둘이서 먹기에는 북경오리 한 마리의 양이 많을 것 같아 반 마리만 주문했다. 밀전병과 양념장, 오이, 파는 아주머니께서 적당히 임의적으로 시켜주셨다. 한 마리의 가격은 218위안. 반 마리의 가격은 109위안이다.
전취덕 북경오리만의 특별한 서비스는 이제부터 시작된다. 잠시 후 조리사가 북경오리를 직접 들고와 테이블 앞에서 먹음직스럽게 썰어 주기 때문이다. 보는 재미, 먹는 재미가 있는 셈이다.
작년 베이징 출장 때 호텔 근처에서 먹은 북경오리와는 역시 확연히 달랐다. 색깔은 밤색을 띠며, 윤기가 좌르륵 흘르는 게 군침이 꼴깍 넘어감다.
전취덕의 특징은 바로 오리에 있다. 사용하는 오리를 베이징 티엔야(北京填鸭)라고 부르는데, 오리를 빨리 살찌우기 위해 운동은 시키지 않고 길쭉하게 생긴 성장 촉진 사료를 억지로 먹이는 사육 방식을 통한 오리, 즉 가학적인 방식으로 강제 비육한 오리를 식재료로 사용한다. 조금 잔인하고 섬뜩한 요리방법이다. 인간의 식탐에는 끝이 없는 듯하다.
먹는 방법은 간단하다. 밀전병에 북경오리와 오이, 파, 양념장을 넣고 돌돌 말아먹으면 된다. 그냥 북경오리만 먹어도 풍미가 독특한데, 맛은 우리 보쌈과 닮았다. 잡내가 없는 정도 좋다. 오리 껍데기는 바삭바삭하면서도 기름져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살코기는 곱고 부드럽고 담백하다.
북경오리를 다 먹고 나와 산책 겸 5.4광장을 거닐었다. 동해서로(东海西路) 일대의 고층건물의 형언할 수 없는 일루미네이션의 빛의 향연과 5.4광장의 상징물, 그리고 파도소리가 어우러져 멋진 풍경을 만들고 있었다.
만발한 벗꽃은 조명에 비춰 더욱 정취를 자아냈다. 5.4광장은 산책을 나온 야경을 찍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부둣가의 상점가를 따라 걸으면 여행의 첫날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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