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칭다오의 운소로미식거리는 민장로(闽江路)와 운소로(云霄路), 이 두 길을 중심으로 횟집과 마사지숍이 밀집된 거리에요. 신선한 해삼물을 국내보다 저렴하게 즐길 수 있기 때문에 한국인 관광객이 유독 즐겨 찾는 곳 중의 하나죠. 그래서 한국 관광객을 상대로 어설픈 한글 간판을 걸어 놓은 음식점도 더러 있어요.
운소로미식거리는 5.4 광장의 북쪽에 위치해 있는데, 까르푸에서도 충분히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위치해 있어요. 라오산에 막 다녀온 직후였기 때문에 아무리 가까운 거리라도 도저히 걸어갈 엄두가 안 나서 까르푸 앞에서 택시를 타고, 택시 기사에게 “운소로미식거리(云霄路美食街)”라고 얘기하자, 택시 기사가 너무 가깝다며 짜증을 냈을 정도여서 조금 무안해졌죠. 몇 블록을 달렸을까, 택시에 바로 내렸어요.
미식거리라고 기대했다면 분명히 실망할 수도 있을 거에요. 어느 지방의 한 중소도시의 흔한 번화가 정도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그래도 이곳에 와야 할 이유는 단 한 가지! 바로 해산물의 가격이 엄청 저렴하다는 점이죠. 한국에서 같은 양을 먹는다면 아마도 3배 이상의 값을 치러야 할 거에요.
운소로미식거리를 걷다 보면 관광버스가 쉴세없이 오고 가면서 한국인 단체관광객들을 실어 나르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어요. 아마 대부분 ‘족생당’ 마사지숍이나 ‘해도어촌(海岛渔村)’ 횟집을 필수 여행코스로 둘러보는 것 같았어요. 우리의 목적도 여느 단체 관광객들과 크게 다를 바 없죠. 이미 때를 한참 놓쳤기 때문에 배고픈 것조차 별로 안 느껴졌지만, 라오산 정상에서 얼음물을 마신 게 고작이었으니 맥주가 너무 땡겼어요. 그래서 먼저 ‘해도어촌’에 들러 늦은 점심를 먹고 마시지를 받을 계획이었어요.
중국은 역시 스케일이 남달랐어요. 해도어촌 음식점의 규모는 굉장히 커요. 늦은 시간이었기 때문에 테이블에 손님은 거의 없었고, 직원들이 이른 저녁을 먹을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한 직원의 안내를 받고 안으로 들어가자 신선한 해산물과 요리를 전시해 놓았어요. 매니저가 이것저것 추천해줬지만 내 짧은 중국어 실력으로 중국 음식 이름이나 해산물의 이름을 제대로 알아들을 턱이 당연히 없겠죠? 이럴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추천 메뉴가 있는지 물어보는 거죠.
그래서 주문한 요리가 중국식 탕수육 탕추리지(糖醋里脊)과 한 소꾸리의 전복 해삼모듬(海鲜拼盘(鲍鱼仔)이에요. 안내 받은 테이블은 창가 자리였어요. 먼저 칭다오 맥주를 한 모금 마시고 창가 너머의 거리를 잠시 넋놓고 바라봤어요. 조금 있다가 탕추리지가 나오고, 이어서 전복 해삼모음이 커다른 냄비에 한가득 나왔어요. 찜기에서 해산물이 익어가기 시작하자 손놀림은 더욱 바빠졌죠.
케이블카도 타지 않고 라오산을 올른 데다가 점심을 안 먹었으니 뭐든 안 맛있겠어요? 역시 탕추리지는 한국인 입맛에 잘 맞아 중국 레스토랑에서 주문할 때 빠지지 않은 단골 메뉴죠. 전복 해삼모듬은 전복과 굴, 가리비, 소라 등이 들어 있었고, 껍데기에서 해산물을 쉴세없이 빼먹었어요. 여기에 칭다오 맥주를 곁들이면 그야말로 만찬이죠. 여행 피로를 말끔히 씻기에 충분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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