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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China

[중국 청두] 세계자연유산 고원습지 황롱(黄龙)에 가다

by 바른생활싸가지 2019. 9. 9.

 

중국의 관광명소는 AAAAA, AAAA, AAA, AA, A로 총 다섯 등급으로 나뉜다. AAAAA, 즉 5A급은 중국 관광명소의 최고 등급으로서 중국의 문화유산을 대표한다. 2018년도 기준으로 중국 전역에는 5A급 관광명소가 259곳이나 있다고 하니, 대륙의 스케일에 다시 한번 놀란다.

 

중국 쓰촨성 아바장족강족자치구에 위치한 황룡(黄龙), 즉 황롱은 생태계가 잘 보존된 고원습지로, 5A급이자 세계자연유산으로 1992년에 등재되었다. 이 황롱을 보기 위해 청두 시내에서 420km가 넘는 긴 여정을 8시간을 넘게 버스에 몸을 실고 달려온 것이다.

 

첫날밤은 송판현(松潘县)의 한 호텔에서 묵고, 다음날 아침 일찍 황롱으로 출발했다. 버스로 다시 2시간이 넘는 이동을 했다. 황롱으로 올라가는 길목에서 잠시 버스가 정차하고, 여 공무원이 차량에 탑승해 협박 아닌 협박으로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이유인즉슨, 고원지대에서는 산소결핍으로 어지럼증, 구토, 심지어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무시무시한 얘기를 20분 넘도록 쉴세없이 떠들어댔다. 또한 즉각적인 의료가 불가능하며, 본인 책임이라는 무책임한 말과 함께 은근슬쩍 고산병 약을 선전한다. 즉, 약장수다. 칼만 안 들었지, 순 날강도다. 한 병에 100위안. 이 얘기를 듣고도 버스 안에서 약을 사려는 사람은 별로 없다.

 

순간 덜컥 겁이 났다. 기관지확장증으로 지병이 있는 어머니와 어린 딸의 안위를 걱정해 장모님과 와이프만 황룡에 올라가리고 하고, 우리는 케이블카를 타지 않기로 했다.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케이블카 비용은 환불 안 된다고 한다. 와이프한테 고산병 약을 한 병 사리고 권하고, 우리는 황롱 입구의 한 레스토랑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황룡 패키지 투어를 신청했을 때 만해도 이렇게 험난한 여정이 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거니와 실제 위험을 부담하면서까지 황룡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기 때문에 특별히 아쉽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레스토랑에서 무작정 기다리는 것도 무료해 딸을 데리고 황룡 입구 주변을 어슬렁거렸는데, 고산지대라 그런지 쉽게 지치고, 숨이 차온다. 또 노모와 어린 딸을 데리고 해외여행을 다닌다는 게 쉽지 않다는 걸 뼈져리게 느꼈지만,이렇게 함께 한 시간이 추억이 되고, 기억에 남는 법이다.

 

 

 

 

 

 

 

 

 

 

 

 

 

 

 

 

 

 

 

 

 

 

 

 

 

 

 

 

 

 

 

 

 

 

 

 

 

 

 

 

와이프가 핸드폰으로 찍은 황룡의 풍경은 그야말로 멋지다. 실제 두 눈으로 보지 않았지만 본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와이프와 장모님이라도 황룡을 구경했으니 그것만으로도 족하다. 이제 청두 시내로 돌아갈 일만 남았다. 아직 가야할 길이 많이 남았지만, 숙제를 마친 학생처럼 마음이 한결 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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