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에서의 로컬 서점 방문은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현지 유행하는 최신 트렌드와 사회 이슈 등을 파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여행 중에 가볍게 읽을 만한 서적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쥰쿠도 서점은 일본 전역에 걸쳐 52개 점포가 있는 대형 서점이다. 장서 보유량이 많은 것으로도 유명한데, 분야를 막론하고 다양한 서적을 취급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매장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편인데, 이번에 방문한 후쿠오카 텐진 역 인근 미디어몰 텐진 건물에 위치한 쥰쿠도 서점은 지하 1층에서부터 지상 4층에 이르며 2,060평방 미터에 달한다.
해질 무렵, 아크로스 후쿠오카 주변을 기웃거리다 잠시 준큐도 서점에 들렀다. 베스트셀러 코너를 훓어보다 친숙한 표지가 한 권 눈에 들어왔다. 국내도서 <나는 나대로 살기로 했다>의 일본 번역서인데, 표지 색상이 조금 다르지만 일러스트레이션을 그대로 사용해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쥰쿠도 후쿠오카 지점 베스트셀러 소설/에세이 부문에서 당당히 6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 옆에 <82년생 김지영>의 일본 번역서가 놓여 있다. 국내에는 일본 번역도서가 출판시장의 주를 이루고 상황에서 국내도서가 일본 서점의 베스트셀러를 차지하고 있다니, 감회가 새롭다. 국내에도 좋은 작가의 책이 많으니 앞으로도 국외의 독자들에게 많이 소개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 경제/경영 분야에는 어떤 책들이 인기를 얻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경제/경영 분야의 도서의 키워드를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 비즈니스 리더 만 명이 선택한 경제/경영 서적 랭킹도 있었는데,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도서가 많았다.
지하 1층에서부터 지상 4층까지 한차례 오고 내려가면서 관심 있는 도서를 훑어봤다. 사놓고 읽지 않은 책이 서재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지만, 여행의 추억이라고 생각하고 한 두권 정도는 로컬 서점에서 적당히 구매하는 편이다.
서점을 둘러보다 보면 저녁 끼니를 놓칠 만큼 시간이 금새 훌쩍 지나가 버렸다. 배가 촐촐해졌다. 마음의 양식을 조금 채웠으니 이제 배를 채울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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