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현(福岡県)에 위치한 하카타역(博多駅)은 일본 규슈 최대 규모의 역사다. 하카타역을 거점으로 신칸센을 비롯해 규슈 주요 도시를 연결하는 특별열차, 후쿠오카 도심을 달리는 지하철이 그물망처럼 연결되어 있다.
모 여행 카페에서 추천해준 하카타역 빵집을 눈여겨 본 터라, 주린 배를 움켜줘며 이른 아침부터 지하철을 타고 하카타역으로 향했다.
하타카역 아뮤 프라자(AMU PLAZA). 오픈 시간은 오전 10시부터다. 너무 일찍 도착한 탓에 오픈 전이다. 한껏 분위기를 뽐내며 브런치를 즐길 생각이었는데, 별수없이 하타카역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허기진 배를 달랬다.
아뮤 프라자가 오픈하자마자 들뜬 마음으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쏜살같이 올라간 곳은 ‘무츠카도 카페(むつか堂カフェ)’라는 빵집이다. 5층은 패션, 잡화 코너라 잘못 찾아온 줄 알고 우왕좌왕하는 사이 이미 무츠카도 카페에는 다른 손님들이 있었다. 오픈하자마자 올라갔는데, 첫손님이라는 타이틀을 빼앗겨 버렸다.
가장 전망이 좋은 창가 자리에 앉았다. 큰 창 너머로 라쿠텐(Rakuten)과 아사히신문(朝日新聞) 대형 건물이 바라다 보인다. 장난감처럼 작아 보이는 차와 사람들이 바삐 움직인다.
허투로 주문하지 않기 위해 메뉴를 찬찬히 훑어보며 신중히 메뉴를 선택하려는 찰라, 1일 15세트 한정판이 눈에 띈다. 봄 한정 세트다. 새우와 아보카도 샌드위치와 황도와 바나나 과일샌드, 그리고 요구르트와 얇게 썬 딸기, 양상추와 샐러드 세트 메뉴다.
메뉴 비주얼만 봐도 이미 끝판왕이다. 게다가 이렇게 전망 좋은 자리에서 나름 우아하게 앉아 창밖을 바라보며 허세를 부릴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하다.
어느새 주변 테이블에도 손님이 가득 찼다. 손님의 대부분은 단연 여성 고객. 여성 취향을 제대로 저격한 메뉴와 장소다. 잠시 후, 마침내 기다리고 기다리던 음식이 나왔다. 메뉴판을 찢고 나온 것 같은 비주얼이다.
맛은 더 설명해서 무엇하랴. 지금도 가끔 사진을 보면서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만큼 내 인생 빵집이다. 다음에 다시 후쿠오카에 여행갈 기회가 있다면 또 찾아갈 것이다. 한국에도 이런 빵집 하나 있으면 일주일에 한 번씩 들릴 텐데,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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