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시장은 국내 최대 규모의 건어물도소매시장이다. 오징어, 멸치, 김, 미역, 굴비 등 건어물 특화시장으로 유명한 곳인데, 중부시장보다 중부건어물시장으로 더 많이 불리는 것 같다. 중부시장은 중간 유통 과정이 없기 때문에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에 건어물을 구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하지만 실제 건어물을 구입한 적이 드물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가격 비교는 불가능했다.
재래시장에서 아케이드를 갖춘 현대적 전통시장으로 탈바꿈하면서 전체적인 시장의 분위기가 깔끔하고 질서정연하다. 또한 멸치골목, 굴비골목, 해태골목, 오징어골목, 먹자골목 등 골목별로 세분화되어 있기 때문에 장을 보거나 둘러보는 데 유용하다.
오장동 함흥냉면거리에서 시원한 물냉면을 먹고, 바로 앞에 위치한 중부시장에 들렀다. 딱히 뭘 살 생각은 없었는데, 중부시장을 둘러보면서 자꾸 군침이 돌았다. 김, 멸치, 미역, 견과 등 각종 건어물과 홍삼, 젓갈 등을 판매하고 있었고, 도너츠와 김밥 등 먹거리가 풍부했다.
특화된 골목 중에서 특히 굴비 골목은 둘러볼 만했다. 싱싱한 굴비가 주렁주렁 매달린 광경은 사진 찍기 좋은 장소였다. 흥정하는 손님과 주인, 물건을 실어나르는 노역자 등 중부시장의 하루는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해태 골목은 김과 미역 등의 바다냄새가 가득했다. 또 말린 가오리를 묶음으로 팔고 있었는데, 신선한 풍경 중의 하나였다.
이곳저곳 기웃거리다 내 지갑을 열게 한 곳은 오징어골목이었다. 그냥 둘러볼 생각이었는데, 마른 오징어를 비롯해 진미포와 육포, 쥐포 등의 유혹을 도저히 견딜 수 없었다. 게다가 주인 아주머니가 먹어 보라고 한 움큼 건네준 쥐포의 맛은 불현듯 무더운 여름밤 시원한 맥주 한 잔이 떠오르게 했다.
시원한 맥주 한 잔 할 요량으로 작은 사이즈의 쥐포 한 묶음을 구입했다. 개수는 40여 개 정도 들어 있다. 가스 레인지에 노릇노릇하게 구워 먹는 쥐포의 맛이란! 벌써부터 침이 꼴깍꼴깍 넘어간다.
가격 흥정에 들어갔지만 15,000원에서 단 일푼도 값을 깍을 수는 없었고, 대신 호두와 진미포를 좀 더 챙겨 받았다. 아무래도 내 가격 흥정 능력이 노련한 주인 아주머니에게는 안 통한 모양이었다.
중부시장의 특화 골목을 한 차례 둘러보고 다시 DDP 방향으로 걸어갔다. 딱히 뭘 사지 않더라도 중부시장에 들러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겁고, 재미 있다. 다음에 올 때는 가격을 깎을 수 있도록 좀 더 가격흥정 스킬을 높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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