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어느 도시를 가든 ‘중산로(中山路)’라는 도로명이 있다. 칭다오(青岛)의 중산로는 잔교(栈桥)에서부터 도심 방향으로 일직선으로 호방하게 쭉 뻗어 있는 길을 가르키는데, 1929년 손중산(孙中山) 선생을 기념하기 위해 중산로로 개명했다. 중산로는 칭다오의 오랫동안 중심 번화가의 역할했다. 그만큼 상점과 볼거리가 가득한 곳이다.
중산로의 길이는 1,300여 미터에 달하는데, 중산로를 따라 63개의 건축물과 160여 개의 크고 작은 상점이 있다. 또 천주교당(天主教堂)을 비롯해 피차이위엔(劈柴院) 등 칭다오의 유명 관광지가 모여 있는 곳이기도 하다. 천우천심을 비롯해 아기자가한 소품 가게와 유니크한 커피숍, 그리고 음식점이 관광객은 물론이거니와 젊은층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는 핫플레이스다.
중산로를 따라 걸으면서 한 가지 독특한 점을 발견했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자동차 신호등과 신호변화 표시등이 있다는 점이다. 신호변화 표시등의 숫자는 칭다오 시민들이 평소 얼마나 급한지 알 수 있는 단면이라고 생각된다. 또 곳곳에 도로 정비를 하고 있어 아직 페인트칠을 하지 않은 횡단보도가 더러 눈에 띄었다.
그래도 횡단보고를 건널 때 위험하거나 하지 않았고, 자동차 경적 소리도 거의 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건너 가라며 멈춰준 운전자도 있을 정도로 예전에 비해 운전자의 시민의식이 높아졌다고 느껴졌다.
중산로를 조금 걷자 언덕 위로 천주교당의 십자가가 하늘 높이 솟아 있었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과 천주교당의 고풍스러운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언덕을 올라가는 길목에는 발걸음을 멈추게 할 만큼 아기자기하고 예쁜 소품가게와 커피숍이 있고, 중국 젊은 친구들이 사진을 찍는 데 여념이 없었다.
천주교당으로 올라가자 이번에는 순백의 웨딩드레스의 물결이었다. 수많은 예비 신혼부부가 천주교당을 배경으로 웨딩 촬영을 하고 있었다. 천주교탕 앞 공원에 앉아 곧 결혼을 앞둔 예비 신혼부부의 행복한 모습을 바라보고 내려왔다.
다시 중산로를 따라 조금 더 걷다보면, 피차오위엔의 나온다. 피차오위엔은 칭다오의 오래된 먹거리 골목이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작은 상점이 즐비해 있다. 먹거리는 꼬치구이와 전갈, 취두부, 불가사리 등 여느 중국의 먹거리 골목과 다르지 않지만 피차이위엔의 골목 분위기만큼은 굉장히 좋다. 중국의 옛 골목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한국 관광객의 필수 여행코스로 알려지면서 우리를 쳐다보면서 서튼 한국어로 말을 거는 상인들이 많다. 아니나 다를까 우리 앞에 한국인 단체관광객이 피차오위엔을 휩쓸고 지나가고 있었다. 먹거리 골목에 온 김에 취두부와 꼬치구이를 먹고 요기했다. 한국 관광객을 많이 상대한 덕분인지 대체적으로 친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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