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인천 구석구석을 돌아 다녔다. 아무 계획도 없이 충동적으로 떠난 당일치기 여행이었지만 즉흥적이었던 만큼 오히려 계획에 휩쓸리지 않고, 마음 내키는 대로 가고 싶은 곳으로 갈 수 있어 좋았다. 그렇게 발길 닿는 대로 향한 곳은 인천 월미도다.
인천은 항상 특별한 장소다. 멀리 떠나지 않아도 바다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바다를 보면 계절과 상관없이 언제나 힐링이 된다.
서해 바다를 사이로 인천대교와 영종도가 보인다. 월미도를 걷자 장소가 기억을 동반하듯 아주 오래 전에 친구들과 함께 왔던 기억이 불현듯 떠오른다.
부지런히 걸어다녔더니 금새 다리가 아파온다. 나이는 못 속이는 법이다. 월미도의 전망 좋은 루프탑 커피숍에 들렀다. 1991년부터 월미도의 터줏대감처럼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미투커피'다.
주소 : 인천 중구 월미문화로 39
영업시간 : (월) 12:00-02:00, (수-금) 11:00-02:00
(토) 10:30-02:00, (일) 10:30-23:00
(공휴일) 10:30-02:00
중세풍의 선박을 본떠 만든 내부 인테리어가 한껏 고풍스럽다. 은은한 조명등과 분홍색 소파가 인상적이다. 2층으로 올라가자 통큰 유리창 너머로 월미도를 감상할 수 있는 오션뷰가 펼쳐진다. 바닷바람이 조금 차지만, 날씨가 화창하고 햇빛이 따사로워 커피를 주문하고 루프탑으로 올라갔다.
한낮에도 형형색색의 백열 전구가 하늘 위를 수놓으며 반짝반찍 빛난다. 하지만 모노레일이 눈앞을 떡 하니 가로막고 있어 오션뷰라고 하기에는 조금 옹색하다. 그래도 맑은 하늘을 온전히 만끽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힐링된다.
뒤로 보이는 마이랜드에는 간간히 즐거운 비명소리가 들린다. 바이킹과 자이로드롭이 이따금 허공을 가르며 움직이다. 또 쓸데없이 자이로드롭이나 타볼까 하는 생각이 잠시 스치고 지나갔다. 가끔 이렇게 무모해지는 것도 쓸모없는 것 같지 않다.
한낮의 태양은 아직 중천에 떠 있지만, 싸늘한 바닷바람이 엄습해 온다. 커피는 서서히 식어간다. 별 시덥잖은 얘기를 진지하게 얘기하는 사이 하늘 위의 구름이 유유히 흐르듯 시간도 나른하게 지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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