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국민 여배우 아오이 유우(蒼井優). ‘릴리 슈슈의 모든 것’과 ‘허니와 클로버’ 등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여배우가 이제는 곧 40대 맞이하는 나이가 되었다. 더욱이 추남 코미디언으로 유명한 야마사토 료타와의 결혼은 그야말로 충격적! 청춘미 가득한 그녀의 리즈 시절을 그리워하는 팬들이 있다면 영화 ‘백만엔걸 스즈코’를 권하고 싶다.
다소 이상한 제목의 ‘백만엔겔 스즈코’. 아오이 유우가 주연이 아니었다면 선뜻 보지 않았을 영화 제목이다. 일본 정식 타이틀은 ‘100万円と苦虫女’이다. 苦虫を噛む는 오만상을 찡그리다라는 의미로 극 중의 아오이 유우가 연기한 스즈코의 표정 변화를 두고 지어진 듯하다.
‘백만엔걸 스즈코’의 주인공 스즈코는 단기대학(2, 3년제의 우리의 전문대학)을 졸업한 후 취업에 실패해 알바로 생활하는 21살의 여성이다. 일명 프리터다. 알바에서 친한 동료의 권유로 둘이서 룸쉐어를 할 예정이었으나, 동료의 남자친구까지 끌어들이면서 점점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결국 구치소에 감금되는 사건을 계기로 전과자가 된 스즈코는 가족들의 품에서 벗어나 100만 엔을 저축할 때마다 자신을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이사를 가는 생활을 시작하는 것이 기본적인 플롯이다.
100만 엔을 저축할 때마다 이사를 반복하는 이야기를 통해 ‘백만엔걸 스즈코’는 다양한 장소에 도착해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과 해어짐을 경험한다. 총 4번의 이사를 하는데, 사는 지역과 방에 따라 스즈코가 타인과의 거리감을 표현된다.
스즈코가 여러 지방을 전전하면서 이사를 했을 때 처음으로 하는 행동은 자신이 직접 만든 커튼을 창문에 거는 일이다. 커튼을 거는 행위를 통해 외부 세계와의 단절을 의미한다. 특히 전과자라는 낙인을 스스로 찍고, 타인과의 관계를 철저하게 거부하는 스즈코를 상징적으로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다. 또한 100만 엔을 저축하기 위해서 일을 해야 하는 이상, 타인과의 관계에서 온전히 벗어날 수 없다. 여러 도시를 전전하면서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지만 조금 관계를 맺으려고 하면 바로 도망친다.
그런던 중, 도쿄에서 급행열차로 1시간 남짓 걸리는 어느 한 중소도시의 매장에서 일하면 만난 동갑내기 대학생에게 호감을 느낀다. 전과자라는 사실을 고백하고도 스즈코의 그대로를 좋아해 주는 대학생에게 마음의 문을 열지만, 작은 오해로 인해 더 깊은 상처만 남는다.
하지만 이 헤어짐을 통해 스즈코가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삶을 개척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갖게 한다. 우리는 인간관계를 통해 희로애락을 느낀다. 만남과 헤어짐을 점점 어려워하는 요즘 세대들에게 잔잔한 위로를 주는 영화다. ‘백만엔걸 스즈코’를 통해 인간관계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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