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정기념당에서 큰 길을 따라 MRT 동먼(東門) 역을 향해 걷고 있었다. 뼛속 깊은 길치라 종종 구글 지도를 살펴 보며 걷고 있는데, 고개를 든 순간 깜짝 놀라고 말았다. 전방 50m 앞에 수많은 사람들이 구름때처럼 몰려 있었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샤롱바이 전문 레스토랑 딘타이펑(鼎泰豊) 본점 앞이다.
딘타이펑은 대만의 샤롱바오 전문 레스토랑이다. 기다리는 손님들의 대부분은 한국 관광객 혹은 일본 관광객이다. 대기 번호표를 받으러 카운터에 다가가자 여직원이 한눈에 내가 한국인이라는 걸 알아 채고,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며 대기 순번과 메뉴판을 건네 준다.
딘타이펑 본점의 영업시간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이며, 토요일과 주말은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다. 메뉴는 샤롱바오를 비롯해 일품요리와 면류와 탕류, 디저트 등 그 종류도 실로 다양하다.
아직 점심 시간도 채 되지 않았는데, 벌써 대기 번호가 1070번. 이미 판매가 완료된 메뉴도 있었다. 대기시간은 약 10분에서 15분 걸린다. 메뉴판을 유심히 살펴 보며 어떤 메뉴를 선택해야 할지 고민하던 차, 추천 메뉴가 있다. 이왕 딘타이펑 본점까지 온 김에 이것저것 주문해 맛보기로 했다.
1층에는 통유리창 너머로 여덟, 아홉 직원이 샤롱바오를 만들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3층으로 안내를 받고 계단으로 올라갔다.
넓은 테이블에 다른 한국 손님들과 합석했다. 합석은 햇지만 바로 옆의자에 앉은 건 아니라 별로 신경 쓰이지 않았다. 덕분에 오롯이 음식에 집중할 수 있었다. 음식을 기다리면서 테이블 위해 놓여 있는 샤롱바오를 먹는 방법을 읽어보고 간장과 식초를 생각채 종지에 따라뒀다.
처음으로 올라온 메뉴는 매콤한 오이김치다. 한 젓가락, 두 젓가락 손이 멈추지 않는다. 이 매콤한 오이김치 때문이라도 다시 한 번 딘타이펑에 와야겠다고 생각할 만큼 맛있다!
그 다음에 올라온 메뉴는 당연히 샤롱바오다. 샤롱바오도 종류가 많은데, 새우 샤롱바오를 선택했다. 먼저 샤롱바오를 초간장를 찍어서 숫가락에 올려 놓은 다음, 젓가락으로 만두피를 살짝 찢어서 만두 속의 육즙이 나오도록 한다. 그리고 생각채를 몇 점 올려놓고 후루룩! 샤롱바오는 국내에서도 중국에서도 먹어본 적 있기 때문에 매콤한 오이김치의 감동까지는 아니지만 맛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올라온 메뉴는 산라탕이다. 우육면은 많이 먹은 터라, 신랑탕을 주문했는데 시큼하고 매운 탕에 누들면이 들어 있다. 매콤한 오이김치와 새우 샤롱바오을 감안해 작은 사이즈로 주문했는데, 정말 사이즈가 작다. 이럴 줄 알았으면 큰 사이즈로 주문하는 건데, 간의 기별도 안 간다. 덕분에 다이어트가 성공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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