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내내 비가 쏟아졌다. 간혹 천둥소리도 간헐적으로 들려왔다. 밤비행기였던 탓에 여독이 풀리지 않아 침대에 껌딱지처럼 누워 있었다. 하지만 배꼽시계는 정확하다. 점심 시간이 다가오자 결국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일어났다.
마침 오후가 되자 비가 소강상태가 되었다. 늘상 여행에 오면 뭔가에 쫓기듯 부지런을 떠는데, 날씨 덕분에 모처럼 느긋하게 숙소에 나와 택시를 타고 문수원으로 향했다.
문수원은 청두시 청양구에 위치한 고찰이다. 중국어로는 원슈위엔(文殊院)이다. 수나라 대업(大業, 605년~617년)에 신상원(信相院)으로 세워졌으나, 청나라 강희 36년(1697년)에 재건축되면서 지금의 문수원으로 개명되었다. 그 유구한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1,400여 년의 세월을 훌쩍 뛰어 넘는다.
문수원의 입장료는 무료다. 개방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서남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가면 먼저 눈에 비치는 것은 높은 공등대(供燈臺)다. 정문으로 향해 안으로 들어가자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참배객이 많다.
켜켜이 쌓인 세월의 무게를 느낄 수 있는 문수원에는 300여 개의 크고 작은 불상이 있다. 강철로 주조한 불상에서부터 나무로 만든 불상, 돌로 만든 불상, 흙으로 빚은 불상 등 실로 다양하다.
경내에는 참배객이 많지만 비가 내린 덕분에 차분한 분위기다. 참배객의 모습에서 경건함마저 묻어난다. 한차례 경내를 돌며 참배를 마치고 나서야 비로소 문수원의 빼어난 건축 양식이 눈에 들어온다. 간혹 스님들이 경내를 바삐 걸어가는 모습을 목격한다.
중국 청두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관광명소, 문수원. 그 찬란한 불교문화에 잠시 마음이 차분해 진다.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빌고, 이번 여행도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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