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회사에서 짬밥이 좀 생겼는지, 윗대가리들이 없다 싶으면 슬쩍 눈치 살피고 곧잘 점심을 먹으러 분당으로 찾아온다. 초복은 흐지브지 지나가고 곧 중복이 다가오는 터라 오전 11시에 친구한테 카톡을 보내 삼계탕이나 먹으러 가자고 꼬드겼더니, 한걸음에 달려왔다.
남한산성이라도 올라가서 삼계탕이나 먹었으면 좋았을 텐데, 평일 오후에 장시간 사무실을 비우는 게 좀 그래서 그나마 가까운 분당 서현의 ‘분당 영양센터’로 향했다. 입구에는 중복(中伏)을 알리는 현수막 걸려 있다.
삼계탕은 삼복(三伏) 이외에도 보양식으로 즐겨먹는 음식이지만, 역시 대목답게 삼계탕을 먹으러 온 손님들이 유난히 많다. 에이원프라자 지하 주차장에 주차가 가능하며, 무료 주차 시간은 1시간으로 비교적 짧기 때문에 후딱 먹어야 한다.
메뉴는 다음과 같다. 통닭 17,500원. 삼계탕 16,500원. 들깨삼계탕 18,500원. 녹차삼계탕 18,500원. 산삼삼계탕 22,500원. 전복삼계탕 28,000원. 흑마늘삼계탕 24,500원. 홍삼삼계탕 24,500원. 영양빵 2,000원이다.
자리에 앉아 삼계탕을 주문하자마자 깍두기와 인삼주 한 병이 나온다. 친구는 운전을 하기 때문에 인삼주는 모두 내 몫이다. 술 한 잔만 마셔도 금세 얼굴이 달아오르기 때문에 깍두기를 안주삼아 연거푸 두 잔을 마셨더니 얼굴이 후끈거린다.
곧이어 삼계탕이 나왔다. 점심 시간을 대비해 미리 삼계탕을 준비해 놓고 주문과 동시에 끓여 나온 것일 테지만, 삼계탕이 삐쩍 말라 보여 그닥 맛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그래도 여름 무더위을 이겨내는 데는 이만한 보양식도 없다.
삼계탕을 한 그릇 비웠더니 아주 조금 일할 기운이 생겨난 듯한 느낌이다. 그래도 여전히 일은 하기 싫고, 날씨는 덥고, 이렇게 삼계탕만 먹고 헤어지긴 아쉽고, 온갖 핑계거리를 다 대면서 아쉬운 듯 자리에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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