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30년 전만까지만 해도 컴퓨터 주변기기를 비롯해 오디오, 비디오, 게임기 등 세운상가를 거치지 않은 제품이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한국 전사산업의 메카로서 세운상가가 갖고 있는 상징성은 크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더 값싼 중국산 전자부품의 공세와 용산전자상가와의 경쟁구도, 그리고 인터넷의 발달로 세운상가의 전성기는 막을 내렸다.
한때 세운상가는 잊혀진 공간이었다. 세운상가를 둘러보면 전기, 전자부품을 비롯해 금속, 아크릴, 공구, 건축자재, 조명, 음향 등 구할 수 있는 부품이 지천에 널려있다. 이처럼 여전히 꿋꿋히 세운상가를 지탱하는 소규모의 제조업체들이 많지만. 쳇바퀴가 헛돌는 듯한 공허함이 여전히 감돌고 있다.
다시 세운광장에서 세운상가로 올가가면 2층에 새봇이 있다. 지나가는 사람을 감지하고 다가가면 새봇이 말을 한다. 세운상가의 부품과 기술력을 제작했다고 하는 이 로봇은 세운상가의 볼거리다.
세운상가 3층 데크에는 ‘세운 전자박물관’과 ‘을지로 산업도감’라는 상설 전시장이 있다. ‘세운 전자박물관’에는 세운상가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청계천 메이커 三代記>가 전시 중이다. 라디오, 오디오, 컴퓨터, 오락기, 플로피디스크 등 세운상가의 전성기 때 제작된 다양한 전자제품을 전시하고 있다.
또 DIY 제품으로 직접 구매해 제작해 볼 수 있는 키트도 전시되어 있었는데, 카드 형태로 판매하는 곳도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관심 있는 DIY 제품의 카드를 몇 장 가방에 담았다.
‘을지로 산업도감’에는 세운상가를 중심으로 을지로 일대에 취급하는 다양한 부품을 한자리에 모아놓았다. 200여 종의 부품들과 180여 개의 재료들이 마치 예술작품처럼 전시되어 있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9층에 올라가면 세운옥상이 나온다. 종묘에서부터 을지로 일대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서울을 감상하기에는 날씨가 너무 좋았지만, 이렇게 딱 트인 공간에서 내려다 보는 서울의 모습을 눈에 담고 내려온다.
서울시의 재생발전 사업의 일환으로 세운상가가 다시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외양은 젊은층을 불러 모으는 데 일단 성공한 듯한 인상이다. 하지만 실제 세운상가를 지탱하고 있는 부품 사인들과 엔지니어가 상생하려면 더욱 노력이 필요해 보였다. 세운상가를 둘러보며 다시 메이커의 꿈이 내 안에서 꿈틀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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