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 죠카마치(飫肥城下町)를 떠나
다시 니치난 버스를 타고 해안가를 달려
우도신궁으로 향했어요.
우도신궁에 도착하자
다행히 날씨가 서서히 좋아지기 시작했어요.
장마철이라 온종일 비가 예상됐지만
하늘이 도운 걸까요?
미야자키에서 만끽하는 첫 따사로운 햇살이
포근하게 느껴졌어요.
미야자키의 유명 관광 명소답게
우도신궁으로 참배하러 가는
여행객이 많았어요.
우도신궁으로 가는 계단길을 따라
걸어 올라갔어요.
빗물을 머금은 숲의 공기가 신선했어요.
계단길 옆 상점에 개 한 마리가
졸린 눈으로 웅크리고 앉아 있는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잠시 사진을 찍고
다시 우도신궁으로 향했어요.
잠시 후 긴 터널이 나타났어요.
<센과 치이로의 행방불명>에서 나오는 터널처럼
마치 이 터널 끝에는 미지의 세계가
펼쳐질 것만 같은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냈죠.
긴 터널을 지나자 몇 채의 집들 사이로
바다가 펼쳐졌어요.
일본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한적한 시골 마을의 바다 풍경이 펼쳐지죠.
잠시 지평선 너머를 물끄러미 바라보았죠.
저 지평선 너머는 어디일까요?
다시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서
몇몇 상점가를 지나치자
마침내 우도신궁이 나타났어요.
우도신궁을 들어가기에 앞서
오하라에(大祓)라는 독특한 의식을 치르는
조형물이 있었어요.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죄를 범하거나 더러움 혹은 추악함에 물들기 쉬운데,
이러한 우리의 심신을 이 오하라에라는 의식을 통해
좌와 더러움을 씻어 내고,
몸과 마음을 청결하게 해
올바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의식이라고 해요.
특히 6월의 오하라에는
'여름나기 오하라에(夏越の大祓)'라고 하여,
왼쪽으로 3번 돌고,
오른쪽으로 2번 돌아
앞으로 빠져 나가야 한다고 해요.
앞서 우도신궁에 도착한 참배객을 하는 모습을
유심히 살펴보며 저도 그들을 따라
오하라에 의식을 따라했죠.
우도신궁은 동굴 속에 자리한
일본의 유일한 신사라고 해요.
깎아지른 절벽에 위치해 있어
해안가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죠.
태풍이나 풍량이 심할 때는
조금 위험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붉은빛을 머금은 신사와
어우러져 한폭의 그림 같은 경치를 뽐내고 있었죠.
우도신궁은 일본 초대 왕으로 전해지는
진무천황의 아버지를 모시는 곳이에요.
일본의 건국신화에 의하면
천손의 둘째 아들이자 산을 다스리는 신인
‘야마사치히코’가 해신의 딸과 결혼하여
낳은 아이가 동굴 속 바위에서
흘러내리는 물을 받아 마시며 성장했다고 하는데,
이 아이가 바로
‘히코나기사타게우가야후키아에즈노미코토’라고 해요.
이름이 길고 어렵죠?
이런 연유로 우도신궁이 동굴 속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해요.
절벽 아래로 난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거대한 동굴 안의 신궁으로 들어갈 수 있어요.
경내에는 곳곳에 기석들이 있는데,
이중 가장 유명한 것은 신궁 앞
절벽 아래에 있는 거북바위에요.
운다마(運玉)를 던져
거북 등에 파여 있는 홈에 들어가면
소원이 성취된다는 속설이 있죠.
운다마는 1인 5개로 100엔에 판매하고 있어요.
여자는 오른손, 남자는 왼손으로
던져야 한다는 재미 있는 룰이 있죠.
재미 삼아 던져 보는 것도
여행의 묘미겠죠?
버스 시간을 놓칠 세라 부지런히
우도신궁의 경내를 돌고
다시 버스 정류장으로 돌아갔어요.
조금 시간 여유가 있어
계단길의 한 상점가에서
미야자키의 토산품,
휴가나츠(日向夏)로 만든
음료수를 마셨어요.
휴가나츠를 얆게 썰어서
넣은 음료수를 마셨는데요,
남은 휴가나츠를 다져서
설탕으로 저민 봉지도 받았어요.
물에 타서 먹어도 좋고,
그냥 먹어도 좋다고 해요.
휴가나치를 마시면서
주인 아주머니와 이런저런
담소를 주고 받았어요.
여행지에서의 현지인들과의 대화는
여행을 풍성하게 해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적극적이지는 않지만
되도록이면 여행지에서
이런 만남을 갖으려고 해죠.
가만히 앉아 귀를 기울이니
어딘선가 매미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아요.
날씨가 점점 무더워지겠죠.
미야자키의 여행도
점점 무르익어 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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