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 꽝손이라 그 흔한 로또도 자주 사는 편은 아니다. 그래도 가끔 충동적으로 로또를 사는데, 운좋게 담청돼도 기껏해야 오천 원 본전치기가 전부다. 그것도 손에 꼽을 정도로 당첨횟수가 적다. 로또에 투자한 돈만 얼추 몇 십만 원인데, 차라리 맛있는 걸 먹었더라면 하고 늘 후회한다. 매주 담청되는 사람들은 대체 얼마나 억세게 운이 좋은 걸까?
중국 광저우의 번화가 베이징루를 걷고 있는데, 중국체육복권을 팔는 상점이 있다. 기웃거리며 들여다 보니, 흔히 동전으로 긁는 즉석 복권 방식이다. 종류는 꽤 많다. 당장 내 운을 시험해 보기 위해 아무 복권이나 손에 가는대로 두 장을 뽑았다. 가격은 장당 10위안이다.
동전 모양의 긁는 도구도 놓여 있다. 최고 당첨 금액은 무려 25만 위안! 한국에서 못 다 이룬 일확천금의 꿈을 중국에서 이뤄 보기 위해 계산을 마치지마자 그 자리에서 슥슥 복권을 긁기 시작했다.
근데, 문제는 어떻게 맞춰야 하는지 모른다는 점! 맞춰 놓고도 맞췄다는 걸 모르면 안 되겠지? 직원에게 이 번호가 여기에 나오면 맞는 건지 물어봤더니, 그냥 흘깃 쳐보면서 맞다고 쌀쌀맞게 대답한다.
하는 수 없이 일단 한 장의 복권을 다 긁고 봤다. 부스러기를 털어내고 직원에게 보여주니, 꽝이라며 무심한 대답뿐. 다시 심기일전하고 다음 복권을 조심스럽게 긁기 시작했다.
슥슥 복권을 문지르는 손맛이 꽤 좋다. 끄트머리에서부터 천천히 안쪽으로 공략해 가면서 복권을 다 긁자, 아니나 다를까 역시 맞는 숫자가 하나도 없다. 당첨 번호 언저리에도 못 미치는 번호만 수두둑.
수북히 쌓여 있는 수많은 복권들 중에서 과연 당첨 복권이 과연 있기는 한 걸까. 의구심만 중폭될 뿐이다. 결국 아무 잘못 없는 직원에게 불신의 눈초리를 던지고 그 자리를 떠났다. 중국에서의 일확천금의 꿈을 잠시 미루어 두기로 하고, 한국에 돌아가서 로또로 만회해야겠다. 내게도 로또 당첨되는 날이 오기나 할까?
'Travel > China'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국 광저우] 믿는 구글지도에 발등 찍혔다! 천주교 성당 찾아 삼만리 - 광저우 가볼만 한 곳 (0) | 2019.12.20 |
---|---|
[중국 광저우] 인민공원 코믹 시티(COMIC CITY), 닌텐도 스위치, PS4, 피규어 성지 (0) | 2019.12.18 |
[중국 광저우] 알리페이(Alipay) 선불카드 충천, 어렵지 않아요! 이것만 있으면 중국 여행도 문제 없다!! (0) | 2019.11.12 |
[중국 광저우] 유심스토어, 중국 유심칩 4일 데이터 무제한 이용 후기 (0) | 2019.10.24 |
[중국 광저우] 아시아나항공을 타고 또 다시 광저우로! 프론트 존, 특별기내식 과일식 이용 후기 (0) | 2019.10.2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