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삼복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삼복 더위의 삼복(三伏)이란 초복, 중복, 말복을 가리키는데, 초복은 삼복의 첫째의 복으로 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기이다. 우리 조상들은 예부터 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삼복에 삼계탕을 먹었다. 초복은 친구들끼리 모일 수 있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핑계거리다.
안양에서 근무하는 친구를 위해 퇴근하자마자 안양으로 이동했다. 친구가 추천한 맛집은 ‘청포휴게실’이다. 수리산의 병목안 시민공원으로 올라가는 산중턱에 위치해 있다. 저녁 8시가 넘어서야 도착했는데,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초복이라 손님이 많았다.
청포휴게실은 수암천이 흐리는 개울가에 방갈로를 설치한 야외형 가게이다. 도착하기 전에 모기와 날벌레에 시달라지나 않을까 내심 걱정했는데, 다행히 모기는 많지 않았다. 그래도 앉아 있는 동안 모기에 헌혈당해 간지러웠다. 가방에 항상 넣고 다닌 내 만병통치약 안티푸라민 덕분에 간지러움증이 조금 나아졌다.
친구가 출발하기 전에 미리 가게에 찹쌀백수를 주문해 놓은 상태였기 때문에 내가 도착할 때에는 테이블에 밑반찬을 비롯해 백숙이 차려져 있었다. 미리 예약하면 시간에 맞춰 준비해준다. 가게에 도착해서 주문할 경우 닭은 40분, 오리는 60분을 기다려야 한다.
메뉴는 다음과 같다. 영양탕 (전골) 23,000원, (무침) 23,000원, (수육) 25,000원. 통개 주문시(한마디-근당) 20,000원. 참살백숙 45,000원. 닭도리탕 45,000원. 옻닭 50,000원. 오리백숙 50,000원. 오리탕 50,000원. 오리로스 50,000원. 옻오리 55,000원. 메일전병 10,000원. 도토리묵 12,000원이다.
메뉴는 크게 보신탕과 오리, 그리고 닭이 있다. 가격대는 여느 가게와 크게 차이는 없다. 백숙에는 엄나무와 옻나무가 듬뿍 들어 있다. 엄나무는 관절염, 요통, 당뇨병에 일정한 치료작용, 강장작용, 신장의 기능을 튼튼하게 하는 효과가 있고, 옻나무는 여성들의 생리불순 및 생리통, 허리통증, 근육통, 어깨결림, 어혈제거, 원기회복, 숙취해소, 위장보호 등의 효과가 있다. 그래서 백숙에는 엄나무와 옻나무를 넣는 것이다.
성인 남성 네 명이서 찹쌀백수만 먹기에는 조금 부족한 감이 있어서 추가로 메밀전병을 주문했다. 사이드 메뉴가 별로 없다는 점이 흠이지만, 메일전병이 이 집의 별미다. 겉은 바삭하면서도 속은 부르러워서 식감이 좋다.
닭과 건더기를 건져먹고 나서 밥을 넣고 죽을 끓였다. 맥주를 한 병 마신 탓에 더 이상 못 먹을 정도로 배가 불렀지만 또 죽은 죽대로 배에 들어갔다.
이래서야 도저히 살을 뺄 수 없다. 허리띠를 조금 풀어 놓아야 좀 숨을 쉴 수 있을 만큼 과식한 듯했다. 초복에 몸보신을 제대로 했으니 다시 내일부터 파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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