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처럼 종잡을 수 있는 친구가 있다. 평소에 전화도 없는 녀석이 왠일로 전화를 걸어왔다. 그리고 다짜고자 제주도란다. 더욱 의외였던 건, 제주도로 내려간다는 아주 간결한 통보와 언제 시간이 되냐는 물음이었다. 줄곧 일을 병행하면서 사업 준비 중인 걸로 알고 있는데, 생뚱맞게 제주도라니. 그렇게 친구의 송별회가 급작스럽게 열렸다.
돌이켜 보니, 3개월만에 친구들과 재회했다. 멀리 떨어져 사는 것도 아니지만, 다들 먹고 살기 바쁘다 보니 그동안 소원해진 탓도 있거니와 한자리에 함께 모이는 게 좀처럼 쉽지 않다. 송별회의 구실로 안산에서 오랜만에 친구들과 만났다.
공교롭게도 안산국제거리극축제가 한창이다. 안산문화광장 일대를 중심으로 중앙역의 지역 상권은 축제 열기로 뜨겁다. 거리 곳곳에 다양한 행사가 펼쳐졌다. 잠시 안산국제거리극축제를 즐기면서 먹을 만한 곳을 찾았다.
거리를 배회하면서 안산의 친구가 추천해 준 음식점은 ‘배가네 광명집’이다. NC안산고잔점과 롯데하이마트 뒤쪽 골목 두루빌딩 1층에 위치해 있다. 배가네 광명집 앞에는 마침 축제 공연장에 마련돼 쿵짝쿵짝 노랫소리가 흥겹다.
‘배가네 광명집’은 속초명태조림과 아구찜, 생대구탕, 생태/동태찌개 등 모듬생선요리 전문점이다. 메뉴는 다음과 같다. 속초명태조림 (소) 26,000원, (중) 36,000원, (대) 46,000원. 아구찜 (중) 37,000원, (대) 47,000원. 동태찜 (소) 21,000원, (중) 27,000원, (대) 33,000원. 동태내장전골 (소) 18,000원, (중) 25,000원, (대) 32,000원. 동태전 9,000원. 명태회냉명 (비빔) 8,000원, (물) 7,000원. 생태찌개 (1인) 12,000원. 동태찌개 (1인) 8,000원. 황태만두 5,000원 등이 있다.
축제 분위기도 느낄 겸 ‘배가네 광명집’에서 간단히 요기만 할 생각으로 동태찌개 3인분과 명태회냉면(비빔) 한 그릇을 주문했다. 배고 고팠는지, 메인 메뉴가 나오기도 전에 밑반찬만으로 쌀밥 반 공기를 뚝딱 해치웠다. 밑반찬 모두 맛있는데, 특히 잘 익은 배추김치와 볶음멸치가 밥도둑이다. 생각만해도 군침이 다시 돈다.
명태회냉명은 한 그릇을 시켜 4등분으로 나눠 에피타이저로 먹었는데, 더 주문해 먹고 싶을 만큼 맛있었다.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군침이 돈다.
동태찌개가 자글자글 익기 시작하고, 국물맛을 보자 조미료가 들어가지 않은 깔끔하고 감칠맛나는 맛이다. ‘배가네 광명집’의 동태찌개는 충남 태안 소원면 모향리 소재 염전의 최종 결정지에 황토 토기를 깔아, 갯벌이 살아 숨쉬는 곳에서 획득한 염도가 낮고 천연 미네랄이 풍부한 100% 해수 전통 천일염을 사용해 국물맛이 깊이 깔끔한 게 특징이라고 하는데, 과연 그랬다.
뱃살을 빼려고 일부러 쌀밥을 적게 먹는 편인데, 이날은 한 공기를 다 먹고 나서 친구의 밥까지도 더 덜어 먹었을 정도였으니, 맛있긴 했나보다.
저녁을 잘 먹고 다시 밖으로 나와 조금 찬 공기를 마시며 안산국제거리극축제를 즐겼다. 웃고, 즐기고, 떠들고 헤어진 송별회였다. 친구와의 헤어짐의 아쉬움보다는 친구 핑계 삼아 제주도로 내려갈 생각에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 청춘들의 밤은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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