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편이 늦을 경우 공항버스가 끊겨 종종 픽업해준 고마운 친구가 있다. 여름휴가 때 베트남 푸꾸옥을 다녀온 친구가 이번에는 나한테 SOS 요청을 했다. 저녁 11시가 넘어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에 모습을 나타낸 친구를 픽업해 집까지 무사히 배웅했는데, 그 다음날 연락이 와 점심을 사주겠다고 한다.
어디를 갈까 고민하던 차, 친구한테 몇 가지 메뉴를 제안하자 돈까스가 좋다고 한다. 네이버 지도에 별표로 표시해 놓고, 아직 가보지 못한 정자동의 돈까스 맛집 ‘최가돈까스’에서 만나기로 했다. 동양파라곤아파트 단지 내 지하 1층에 위치해 있는 '최가돈까스'.
빈 자리에 앉자마자 가정식 돈까스 세트를 주문하고. 인천공항에서 집까지 데려다 주면서 못다한 베트남 푸꾸옥의 여행 이야기를 듣는다. 인근 직장인과 중고등학생 위주의 손님이 많다. 가격은 다음과 같다. 가정식 돈까스(단품) 9,000원. 세트(스프, 샐러드, 돈까스) 11,000원. 이외에도 타이풍의 볶음면과 볶음밥이 있다. 매운 국물 돈까스가 궁금하다.
최근 휴양지로 각광을 받기 시작하면서 국내에도 푸꾸옥으로 여행을 가는 여행객들이 많이 늘었다고 하는데, 친구는 땡처리 항공+리조트 패키지로 130만 원에 다녀왔다고 한다. 게다가 휴향지를 혼자 호캉스로 간 친구의 모습에 자못 경의로움마저 묻어난다. 일본 소도시 여행을 주로 다녔던 친구가 휴양지를 다녀오고 나서 여행의 방향이 조금 바뀐 듯한 인상을 받는다.
‘최가돈까스’의 양은 푸짐하다. 두 장의 돈까스 패티가 나온다. 제주산 등심 냉장육을 사용하고, 100% 식물성 기름을 사용한다고 한다. 주문하는 동시에 돈까스를 튀기기 때문에 주문하고 나서도 한참이 지난 다음 나온다.
푸꾸옥은 관광붐에 휩쓸려 무분별하게 개발되고 있는 리조트와 여가 시설에 대한 이야기, 저렴한 베트남 현지 물가와는 달리 관광지 특유의 비싼 음식값, 리조트와 리조트를 이동하는 방법, 한국식 퓨전 음식이 많았다는 이야기 등등. 여행이야기를 듣는 건 언제나 즐겁다. 여행이야기를 하는 당사자도 그때의 여행 추억을 즐겁게 얘기하는 모습에서도 행복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살을 뺀다고 줄곧 소식한 탓인지 정말 위가 작아졌나? 두 장의 돈까스 패티를 다 먹지 못하고 조금 남겼다. 여행이야기 꽃을 피우다 오랫동안 자리에 앉아 있었는데, 눈치껏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친구의 입술은 아직도 할 얘기가 많은지 끊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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