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 와우정사(臥牛精舍) 사월초파일 부처님오신날
우리나라는 공식적으로 불교국가가 아니지만, 불교 신앙이 뿌리깊다. 우리나라는 1975년부터 음력 4월 8일을 석가탄신일로 지정하고 공휴일로 쉬었는데, 올해부터 ‘부처님오신날’로 공식명칭이 변경되었다. 또 부처님오신날을 사월초파일(四月初八日)로 많이 불리는데, 그 이유는 말그대로 음력 4월 8일이 불교의 개조(開祖) 석가모니(釋迦牟尼)의 탄생일이기 때문이다.
불교 신자는 아니지만, 용인 와우정사(臥牛精舍)는 적어도 일년에 한두 차례는 방문하는 곳이다. 절 입구에 세워진 커다란 황금색 불두(佛頭)와 산중턱에 있는 누워 계신 부처님, 와불(臥佛)이 인상적이고, 절의 주변 경관과 자연의 빚어낸 아름다운 풍광이 아름답기 때문이다. 일반인에게 개방적이라 사계절 어느 때에 가더라도 절의 경내를 둘러보며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올해는 미세먼지를 핑계로 차일피일 미루다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와우정사에 방문했다. 혼잡함을 피해 조금 일찍 출발했지만 소용없었다. 와우정사에 가까워지자 네비게이션의 도착예정시간은 점점 늦어졌다.
도로에서 움짝달싹할 수 없을 만큼 혼잡했다. 교통경찰이 대거 투입되어 와우정사 초입에서 교통을 통제하고 있었지만 와우정사의 그 넓은 주차공간도 부족한 모양이었다.
간신히 주차를 하고 와우정사에 들어가자 절의 경내는 발디딜 틈이 없을 만큼 사람들로 붐볐다. 절 입구에서부터 점심 공양을 받기 위한 긴 줄이 있었다. 절 입구에는 따로 먹거리 코너가 있었지만, 공양을 받기 위해 줄을 섰다. 30분 정도 기다렸을까. 드디어 비빔밥을 건네 받았다.
벤치에서 앉아 비빔밥을 맛있게 비벼먹었다. 흰쌀밥에 야채와 초고추장의 단촐한 비빔밥이었지만 야외에서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먹은 비빔밥은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뚝딱 한 그릇을 헤치우고 챙겨온 과일과 요구르트로 입가심했다. 좀 더 늦게 도착한 손님은 밥이 떨어져서 떡을 나눠줬다고 한다.
불두 바로 아래에는 양초에 불을 붙이고 기원하는 곳이 마련되어 있는데, 5,000원을 무인판매함에 넣고 기도초 하나를 집어들었다. 검정색 보드마카로 기도초 몸통에 우리 가족의 이름과 건강과 행복과 운을 세겨넣었다. 불을 붙이고 기도초 함에 기도초를 넣고 빌었다.
대웅전으로 올라가는 길목에 예전에 못 보던 세 원숭이의 조각상이 있었다. 세 마리 원숭이가 각각 눈, 귀, 입을 가리고 있는 모양을 하고 있다. 삼원(三猿), 삼불원(三不猿)이라고도 하는데, 세 원숭이가 각각 눈, 귀, 입을 가리고 있는 이유는 사악한 것은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말라는 인류의 보편적 가르침에서 유래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라고 한다. 또 예가 아닌 것은 보지도 말고(非禮勿視), 듣지도 말고(非禮勿聽), 말하지도 말고(非禮勿言), 행하지도 말라(非禮勿動)라는 <논어>의 격언에서도 있다.
대웅전에 들러 기원을 드리고 12간지의 조각상에 들러 사진을 찍었다. 산중턱에 있는 와불에 올려가려는 참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우산을 챙겨오지 않았고, 주차한 곳까지의 거리가 꽤 멀어 서둘러 와우정사를 뒤로 했다. 와우정사를 빠져나가는 도로가 여전히 혼잡했지만 마음은 가벼웠다.
관련 포스팅
[경기도] 천년의 고찰, 성남 '봉국사' 부처님오신날 풍경
작년 부처님오신날에 용인 와우정사에 다녀왔다. 믿거나 말거나 와이프의 기도가 효험이 있었는지, 작년 10월에 다른 회사로 옮기면서 연봉도 많이 올랐다. 특히 대표님과 부대표님의 총애를 받으며 입사한 지 5개..
asiaaatraveler.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