옌타이 대학 인근에 있는 신세계백화점을 끼고 동림로(桐林路)를 따라 걸어 올라가면 비물질문화유산이라는 자못 거창한 면요리 음식점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옌타이 대학 캠퍼스를 가로질러 해안가를 둘러본 뒤 신세계백화점 지하 슈퍼마켓에서 간단한 귀국 선물을 사고, 허기진 배를 달래기 위해 쭈삣쭈빗 망설이다 들어간 음식점이다.
모든 요리의 주문은 중국인 동료에게 맡겼다. 전체적인 맛은 그럭저럭. 맛있는다는 인상보다는 이 가격에 이만큼 많은 요리를! 이란 놀라움이 앞섰다. 아주 우연찮게도 이틀 동안 저녁과 점심 두 끼를 모두 이 음식점에서 해결했으니 장사목이 좋다고 해야 할 듯싶다. 아니면 맛집을 찾는 데 게으른 두 남자의 성격에 기인했을 수도 있다.
산동 요리는 중국 팔대 요리 중의 하나로 주로 노채(鲁菜)라고 불리는데, 사실 이 음식점의 음식이 어떤 특색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 그냥 흔하디 흔한 중국 음식이다. 그래도 중국인 동료의 주문이 나름 괜찮았다. 어떤 음식이든 맛은 괜찮았다.
또 한 가지 좋은 점이라고 하면, 식당 안에서 직접 수타로 만드는 주방사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지금 한국에서 수타면을 먹을라치면 유명 중식 레스토랑이 아니고서야 불가능하고, 또 실제 수타를 만드는 모습 또한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다 먹지도 못할 많은 양의 음식을 주문하고, 꾸역꾸역 배가 터질 때까지 먹는 미련함에서 인간의 무한한 식욕에 다시 한 번 감탄하고 만다. 배가 부르다. 졸립다. 이대로 호텔 객실의 새하얀 침대보에 누워 인간임을 망각한 동물의 나태함을 느껴보고 싶다.
그래도 기왕에 산동성에 왔는데 산동 요리를 제대로 즐기지 못한 것은 조금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지만 추억의 노랫가사처럼 “우린 아직 젊기에, 괜찮은 미래가 있기에”라며 또 기회가 있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다음 산동성 여행은 기필코 공자묘와 태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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